일상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지식 관리법은 아날로그 방식이다.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 아날로그 방식으로 지식을 관리한 경험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방학 숙제로 작성했던 일기다.
다음은 내가 초등학교 때 쓴 일기장이다.
<옹고집전>을 읽고 “참 재미있었다”라는 짧은 감상을 남겼다.
그리고 “앞으로 책을 더 읽어 마음의 양식을 쌓겠다”라는 다짐도 적었다.
이렇게 기록된 일기장을 다시 펼쳐 보니, 나는 초등학교 5학년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기록은 시간을 넘어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소중한 존재다.
학창 시절 공부하며 작성한 필기 노트,
사회 초년생 때 지출을 관리하던 가계부,
이 모든 것이 아날로그 방식의 지식 관리다.
디지털 기기가 보급되면서 많은 기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도 방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검색할 수 있는 시대다.
기록을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수없이 많다.
디지털 기록은 빠르고 효율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방식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가 있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대부분의 학생들은 전공 서적과 노트에 필기하며 공부했다.
그러나 요즘은 교수들이 제공한 PDF 파일을 태블릿에 띄워 디지털 필기를 한다고 한다.
키보드 입력은 손글씨보다 빠르다.
하지만 뇌에 더 오래 남는 것은 손으로 직접 쓴 기록이다.
이를 입증하는 연구가 있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은 36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고밀도 뇌파 검사를 진행했다.
• A 그룹: 디지털 펜을 활용해 손글씨를 작성
• B 그룹: 키보드로 단어를 입력
그 결과, A 그룹의 뇌에서는 다양한 영역 간 연결성이 강하게 증가했다.
손글씨를 쓰는 과정에서 손가락의 섬세한 움직임이 뇌의 활성화를 촉진했다는 것이다.
반면, B 그룹은 키보드 입력을 할 때 유의미한 뇌 연결성 증가가 없었다.
즉, 빠르게 반복 입력하는 타이핑은 뇌에 강한 자극을 주지 못하며, 기록한 내용을 깊이 각인시키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연구팀은 디지털 펜이 아닌 종이와 펜을 사용한 아날로그 방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손글씨는 느리지만, 기억을 오래 남기고 뇌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
아날로그 기록은 단순히 지식을 저장하는 도구가 아니다.
시간을 초월한 감성을 담는 그릇이기도 하다.
나는 여행을 갈 때마다 기념품으로 엽서를 산다.
아름다운 관광 명소의 사진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리고 엽서 뒷면에 여행 중 느낀 감정과 생각을 기록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그 엽서를 꺼내 보면,
초등학교 때의 일기처럼 과거의 나와 마주하는 경험을 한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미소 짓게 된다.
나는 만년필을 사용해 하얀 메모지에 사각사각 글씨를 써 내려가는 감각을 좋아한다.
아무리 태블릿의 디지털 펜이 정교해졌다고 해도,
아날로그 특유의 감성을 100% 재현할 수는 없다.
이런 감성이 나를 아날로그 기록으로 이끈다.
그러나 아날로그 방식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바로 검색의 어려움이다.
20년 넘게 꾸준히 기록해오다 보니,
어떤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 때 예전 기록을 찾아 헤매는 일이 많다.
하지만 원하는 내용을 쉽게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날로그 기록이 가진 감성적 가치와 깊이 있는 기억 효과는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디지털 방식과의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
아날로그 기록의 가장 큰 한계는 검색의 어려움이다.
기록이 많아질수록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기 어렵다.
그래서 ‘라이프 노트’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텔카르텐’ 메모 기법을 적용했다.
‘라이프 노트’의 기록이 최종적으로 정리되는 곳은 ‘A7 블록 메모’다.
제텔카르텐 방식으로 A7 블록 메모를 분류하면,
서로 무관해 보이던 조각들이 어느 순간 연결되며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거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도 한다.
이런 방식은 창의적인 사고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아날로그 기록이 주는 감성과 깊이 있는 사고의 힘을
‘라이프 노트’를 통해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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